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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14

반백수 2021.02.03.65일 차(D-35) 메일 도착 알림이 왔다. 사람인, 잡코리아, 원티드..... 내가 찜해 둔 혹은 내가 관심이 있을 법한 회사에서 채용공고가 올라왔다는 메일이다. 본문을 확인하지도 않고, 알림 창에서 쓱 보고 닫는다. 나는 전업주부지만 백수다. 취직하고 싶다. 아니 취직을 해야 할 것 같았다. 해야 한다고 하고 싶다고 말하지만 정작 구직활동을 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왜 취직이 하고 싶은 걸까? 내가 정말 취직을 하고 싶긴 한 걸까? 라는 의문이 들었다. 1. 일을 하면서 느끼는 보람 내가 쓸모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 2. 돈을 벌어서 하고 싶은 것 돈을 벌 수 없다면, 돈을 아끼고 돈을 들여 살 수 없다면, 블로그나 체험단을 신청한다. 하지만 돈이 있다면, 가족과 친구들에게 .. 2021. 2. 3.
김치찌개 2021.02.02.64일차(D-36) 저녁 준비를 하고 있는데, 아빠에게 전화가 왔다. "밥은 먹었어?" "응, 이제 신랑이랑 먹으려고." "오늘 저녁은 뭐했어?" "김치찌개" 아빠는 별말 없이 신랑을 바꿔달라고 하셨다. "예, 오늘 저녁 김치찌개 했다네요.... 아니에요, 맛있어요. 결혼 초반에는 처음이라 서툴렀는데 이제는 맛있게 잘해요." 신랑의 대답만 들어도 통화내용을 짐작할 수 있었다. 아빠는 내가 저녁은 제대로 차렸는지, 신랑의 끼니를 걱정하고 있는 것이다. "걔가 뭐 요리를 제대로 해?" 이런 말을 했겠지. 예전 같으면 아빠의 말에 발끈했을 테다. "나를 무시하는 건가?!" 그런데 오늘은 아빠가 이해가 됐다. 얼마 전, SNS에서 본 할아버지의 인터뷰가 생각났기 때문이다. 리포터가 80세쯤 .. 2021. 2. 2.
다시 2021.01.20.51일차(D-49) 호흡이 점차 빨라진다. 점점 요가소년님의 호흡을 따라가기 힘들다. 처음에는 한 호흡 정도였는데 둘, 셋, 넷. 마음은 저만치, 몸은 여기에 있다. 뒤쳐질수록 마음이 급해진다. 일단, 쫓아가고 보자 싶어 휙 휙 몸을 움직인다. 이번엔 몸은 저만치, 마음은 여기에 남아있다.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는 거지?! 왜 이렇게 쫓아가려고 하는 거지?! 몸을 멈추고, 마음을 멈추고, 요가수련 영상을 멈췄다. 뒤로 돌아가 다시 시작한다. 뒤쳐지면 다시 잠시 멈춘다. 그렇게 다다랐다. 나만의 속도로, 나를 살피며 내가 할 수 있는 만큼의 정성으로. 사는 것도 비슷한 것 아닐까?! 다른 사람이 좋아 보여서 무작정 따라가려고 하면, 균형을 잃고 흔들린다. 몸도 마음도. 너무 빠르다 싶으.. 2021. 1. 20.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 2020.12.29.29일차(D-71) "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 눈빛만 보아도 알아요~" 이다음에 자연스럽게 "그냥 바라보면~~" 이라는 노랫말을 흥얼거렸다면?! 아마도 나와 비슷한 나이일 것이다. 내가 어릴 때, 초코파이 광고 음악으로 나왔던 노래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나누는 '정'을 주제로 한 광고였다. 나는 요즘 이 말을 떠올릴 때가 많다. 맞다~라기보다는 원망하는 쪽에 가깝다. 가장 자주는 신랑 사이에서 더러는 가족과 친구 사이에서 "우리 사이에~ 알겠지?!"라는 마음 때문이다. 우리 사이가 뭔데?! 생각해보면 나도 내 마음을 모를 때가 많다. 내가 뭘 좋아하는지, 뭘 싫어하는지, 지금 뭘 하고 싶은지. 왜 화가 나는지. 그런데 다른 사람이 내 마음을 '눈빛'만으로 다 알 수 있을까? 초능.. 2020. 12.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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