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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 만들기/컨셉진스쿨 100일 글쓰기

낑낑

by miss.monster 2021. 2. 17.

2021.02.17.79일 차(D-21)

 

1년에 2~3번은 앓는다.

작년에는 눈이 간지럽더니 며칠 뒤 눈곱 때문에 눈이 붓어 뜨지도 못하고, 퉁퉁 부었다.

그리고 다리에 생긴 두드러기가 온몸으로 퍼졌다. 안과와 피부과 진료를 받았지만, 정확한 원인은 알 수 없었다.

 

그 후로 눈이 조금이라도 가렵기 시작하면 덜컥 겁이 난다.

며칠 전부터 눈 주위가 욱신한 느낌이 있었는데, 가렵기 시작했다.

작년과는 달라서 또 겁이 났다. 

참을 수 없이 가려워져, 거울을 보니 눈 주위가 벌겋고 살짝 부은 듯했다.

우스갯소리로 애교 살이 도톰히 오른 듯했다.

신랑에게 보여줬더니 다래끼가 난 것 같다고 했다.

명절 연휴라, 병원도 열지 않아 급히 약국에 가서 약을 샀다.

약사는 뭔 놈의 약을 3개나 먹고 넣고 해야 한다고 했다. 실비보험도 안되는데....

장사 속에 넘어간 것 같았지만 더 아파지는게 무서워 주는 대로 받아왔다. 

 

다래끼는 조금씩 나아지는 것 같아 다행이다 싶었는데

밤새 머리가 지끈거리고 속이 울렁거리기 시작했다.

손오공 머리띠처럼 관자놀이 주변을 누가 세게 누르고 있는 것 같았다.

아침 요가를 하러 일어났다가, 토할 것 같아 도로 침대에 누웠다.

차라리 토하면 좀 나을 것 같은데, 지난번에 억지로 토하려다 속이 엄청 쓰렸던 기억이 나 시도하지 않았다.

 

머리가 아프니 이빨도 아파오고, 열은 나는데 몸은 스산하고, 목도 아프고...

혹시나 싶어 코로나 증상과 선별 진료소를 검색했다.

그렇게 이틀 내내 잠만 내리 잤다.

겨울잠 자는 동물들처럼 안방 침대에 이불을 뒤집어썼다.

 

처음으로 요가 수련을 하지 못했고,  신랑의 도시락을 싸지 못했다.

 

이렇게 잠을 잘 수가 있나 신기했다.

자는 동안 나도 모르게 '낑낑'거리는 소리를 냈다.

엄살 부린다는 말이 싫었고, 신랑이 신경 쓰일까 봐 조용히 있고 싶었는데

토해내듯 앓는 소리가 터져 나왔다.

참아지질 않았다. 

 

어쩐지 소리를 토해내면 조금 가벼워진 것 같기도 했다.

인간에겐 치유능력이 있다던데, 몸이 아픈 기운을 스스로 빼내려 것일까?

힘든 일이 있을 때, 누군가에게 터놓는 것만으로 한결 마음이 편해질 때가 있다.

'앓는 소리'처럼 들릴 지언정

어쩌면 '낑낑 앓는 소리'처럼 힘든 마음을 어쩌지 못해 토해내는 건 아닐까? 

 

앓는 소리(출처: 표준 국어 대사전)

  • 관용구 : 일부러 구실을 대며 걱정하는 모양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

앓다(출처: 표준 국어 대사전)

  • 1. 동사 병에 걸려 고통을 겪다.
  • 2. 동사 마음에 근심이 있어 괴로움을 느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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