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2021.02.06.68일 차(D-32)

 

봄이 온다고 했다.

눈이 왔다. 펑펑.

 

순식간에 온 세상이 하얘졌다.

길 위도, 지붕 위도, 나무 위도

다음날 아침, 하얗던 세상은 원래의 색으로 돌아왔다.

회색 길, 페인트 색의 벽, 갈색 나무

그래도 아직 눈이 녹지 않은 길도 있겠지 기대하며 나간다.

 

 

주차된 차에 고드름이 매달려있다.

겨울이 끝자락을 붙잡고 버티고 있는 걸까?

 

 

차가운 공기 사이로 햇살이 삐져나온다. 

봄이 겨울을 밀어내고 있는 걸까?

 

 

한 발자국 왼쪽으로 가면 겨울이고

한 발자국 오른쪽으로 가면 봄이다.

 

여기는 겨울일까 봄일까

지금은 겨울일까 봄일까

 

누군가는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시간이라 하고

누군가는 겨울과 봄이 함께하는 시간이라 한다.

 

겨울이어도 좋고

봄이어도 좋다.

 

겨울이면 아직 시간이 안 간 것 같아서 좋고

봄이라면 꽃이 필 것 같아서 좋다.

 

1+1 아이스크림을 산 기분이다.

생각해보면 모든 일이 딱 정확하게 구분되는 게 얼마나 있을까?

 

너는 너, 나는 나

기쁨, 슬픔, 화남, 억울함.

 

너에게서 나를 볼 때도 

나에게서 너를 볼 때도 있다.

기쁨에도 슬픈 순간도 

슬프지만 기쁜 순간도 있다.

2개가 한 몸으로 붙어있는 쌍쌍바 아이스크림 같다.

정확히 반으로 갈라지는 행운은 드물다.

한쪽은 늘 어느 정도 커서 다른쪽을 조금 가져오고

다른 쪽은 늘 어느정도 작아서 완전하지 못하기도 하다.

 

나는 다른 쪽을 가져오는 사람일까?

나를 내어주는 사람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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