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3.10.100일 차(D-0)
어제는 99일 동안 한 일들을 정리해봤다.
오늘은 100일 기념, 100일 동안의 자세? 마음? 에 대해 생각해봤다.
하루 종일 글감을 찾으며 내가 미어캣 혹은 하이에나처럼 느껴졌다.
마감시간까지 글감이 떠오르지 않는 날은, 미어캣처럼 망을 보듯이 이리저리 주변을 살폈고
적당한 글감이 떠오르는 날은, 하이애나처럼 공격적으로 글감을 적어내려 갔다.
나는 어느 때 보다 '보는 데' 성의를 들였다. 바라보고, 지켜보고, 살펴보고, 알아보고...
때로는 한 발 뒤에서, 때로는 가까이에서 보자 익숙했던 것을 새롭게 보게 되었다.
매일 뜨고 지는 해가, 매일 하늘색이 다르게 보였다.
매일 보는 신랑의 표정이 다르게 보였다.
나는 매일 보는 것들에서 그날그날의 미세한 변화 같은 것을 알아채는 것이 재미있었다.
화려하고 티가 나서 말 안해도 누구나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더욱 짜릿했다.
그리고 미세한 변화는 내 주변에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내 안에서도 사소한 움직임이 있다.
중요한 것은 '미세하다'는 것이다. 아무도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사소하지만, 나는 안다.
100일 동안 무언가를 해냈다는 자체만으로 앞으로 또 다른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용기가 생겼다는 것을.
하룻밤 자고 일어나면 키가 쑥쑥 크는 아이들처럼 눈에 띄는 거창한 '성장'같은 것은 아닐지라도
'어딘지 모르게 달라진 것 같은, 오늘따라 예뻐 보이는.' 그런 느낌 말이다.
이 것을 만든 것은 '100'이라는 결과의 큰 숫자가 아니라,
1,2,3,4,......... 97,98,99,100 그 안의 모든 하루하루이다.
옛날이야기에서 이무기가 용이 되지 못하고, 호랑이가 사람이 되지 못하는 건 '하루'때문이다.
물론, 내가 꼭 용이 되거나 사람이 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저 하루가 생각보다 작거나, 사소하지 않다는 것이다.
나는 오늘 하루도 더욱 많은 것을 보려고 애쓸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 101,102,103... 나만의 하루를 쌓아가고 싶다.
반복을 즐기며, 무수한 반복 속에서 나만의 시간을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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