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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 만들기/컨셉진스쿨 100일 글쓰기

부부일기

by miss.monster 2020. 12. 25.

2020.12.25.25일차(D-75)

이틀 전인가, 자고 일어났는데 코 주변이 욱신거렸다. 거울을 보니, 코 끝(삼각형의 맨 위 꼭짓점 부분)이 빨갛다.

여드름인가 싶어 봤는데, 곪지는 않은 듯했다. 

 

'마스크 때문인가, 왜 하필 얼굴 중앙에... 어차피 밖에 나갈 일도 없으니 다행이긴 하네..'

 

신랑은, 내 얼굴을 보자마자 알아본다. 

'어? 색시 코 빨갛다. 뭐야~?! 루돌프야??!'

 

그러고 보니 루돌프 코랑 비슷했다.

그냥 빨갛게 톡! 난 것이 아니라, 빠알~갛게 가운데부터 그러데이션 된 모양이 제법 비슷했다.

 

나 : 오~그런가 보다!!! 나 크리스마스 때는 집에 없을지도 몰라. 

신랑 : 왜?

나 : 선물 배달해야 해서 바빠 ㅋㅋㅋㅋㅋ

신랑 : 알았어, 돈 많이 벌어와

 

키득키득...

연애시절이었다면,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는 대화였다.

나는 데이트 전부터, 오늘 얼굴에 뭐가 났으니 놀라지 말라고 카톡으로 안내 멘트를 남겼을 테고

신랑은 괜찮다며, 그래도 이쁘다며 따뜻하게 다독였을 테다.(아닌가?!)

 

결혼 7년 차, 이 정도 수위는 뭐~개그 소재감으로 딱이다ㅋㅋ

상대방보다 더 센스 있는 말장난으로 받아치고 싶어 죽겠다는 표정이다.

이 사람이랑 결혼을 안 했으면 어쩔 뻔했나 싶다.

이런 시답잖은 장난을 누구랑 하나 ㅋㅋ

 

그리고 12월 25일 오늘 아침.

코가 별로 아프지 않다. 거울을 보니, 원래의 코로 제법 돌아왔다.

역시 신랑은 나를 보자마자 말한다.

 

신랑: 오와~진짜 신기하다. 25일 되니까 코가 돌아왔어. 언제 배달하고 왔어??

나 : 원래 사람들 다 잘 때 배달하는 거야~나 새벽 내내 배달해서 피곤해.

 

우리는 또 서로 인정하는 눈빛을 보내며 우쭐한다.

아마, 그 눈빛은 이런 말이었겠지.

 

'짜식~센스 좀 있는데?!'

'이번 멘트 좀 좋았다!!'

'님 쫌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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