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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취미&배움

[남의집]한 알씩 천천히, 담수진주_스튜디오호가

by miss.monster 2022. 9. 6.

나는 치렁치렁하고 화려한 걸 좋아하진 않는다. 그런데 악세사리를 꼬박꼬박한다.

심지어 귀걸이, 목걸이, 반지, 팔찌, 시계도 한다.

 

그러니까...다 하긴 하되, 심플한 것들을 한다.

귀걸이는 딱 붙는 것. 목걸이는 팬던트가 작은 것. 

했는지 안했는지 티가 거의 안날 정도로 작다. 그래서 여러개를 다 해도 크게 부담스러워보이지 않는다.

 

그렇게 점점 치렁치렁하고 블링블링한 것들은 버려지고, 남은 것은 대부분 '진주'였다.

진주만큼은 질리지 않았다. 오히려 시간이 지날 수록, 보면 볼수록 예뻐보였고 내 것인 것 같았다.

진주 중에서도 모양이 다른 담수진주만 좋아한다. 동글동글 똑같은 모양의 매끄러운 진주는 이뻐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공장에서 찍어낸 것 처럼, 어떻게 저렇게 똑같을 수 있을지 약간 무서울 정도였다.

 

나의 악세사리 취향을 알게 되고, 담수진주를 사려고 알아보았는데 가격이.....상당했다.

마음에 드는것은 가격이 넘사벽이었고, 가격이 마음에 들면 사도 안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러던 차에 남의집에서 진주. 그것도 '담수진주' 프로그램이 열렸다.

 

 

담수진주, 을지로, 평일 오후.

모든 조건이 나와 딱 맞아 떨어졌고

호스트분이 올려놓은 소개글과 사진을 보니 더욱 가고 싶어졌다.

 

모임 전날, 안내 문자를 보내주셨다. 을지로는 간판이 없기로 유명한 동네다 보니 이래저래 걱정이 되었는데

지하철, 버스 정류장과 가까워서 찾기 어렵지 않았다. 을지로 골목 안쪽이 아니라 그나마 큰길에 가까웠다.

 

모양이 제각각인 담수진주, 간판이 없는 동네인 을지로

왠지 모르게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든다.

 

옛건물 그대로 옛 느낌이 물씬...

그 말은 엘레베이터가 없다는 말!! 5층까지 걸어올라가야 한다.

 

문을 열면, 하얀 커튼이 드리워진 창가로 햇살이 가득 비춘다.

덕분에 따스하면서도 환한~느낌이 물씬 느껴진다.

한쪽 벽면에 있는 음향장치는 실제 LP를 들을 수도 있다고 한다.

창가 앞에 작업할 큰 테이블이 놓여져 있다.

테이블 위에는 호스트인 호가님이 준비물을 세팅해놓으셨다.

안쪽으로는 작은 공간이 하나 더 있다.

 

전신거울이 놓여져 있다.

이 공간은, 호스트인 호가님이 직접 꾸민 공간으로 클래스/ 남의집 모임이 있는 날 외에는

스튜디오, 파티룸 등으로 대여한다고 한다. 

 

 

공간을 둘러보고 자리로 돌아와 앉았다.

준비해주신 준비물들에 눈이 가지만, 먼저 간단한 인사를 나누고 웰컴푸드를 주셨다.

 

오늘 모임을 위해 어제 호두파이를 직접 구우셨다고 한다. 

파이와 함께 먹을 차(생귤차, 커피 등)도 준비해주신다.

 

직접 구우셨다고 해서 엄청 감동적이었는데, 심지어 어제 장염에 걸리셨다고 한다.

몸도 안 좋으신데, 모임을 취소하실 만도 한데....파이까지 구워오시고 무척 감사했다.

실은, 예전에 이 모임을 신청했었는데 취소된 적이 있었다.

그래서 이번 모임도 취소되면 어쩌나 내심 불안했던 차라..

몸이 안좋으신데도 열어주셔서 더욱 감사했다.

 

짧은 인사를 나누고, 오늘 모임 진행 순서를 알려주셨다.

 

모임은 3시간 동안 진행된다.

시간 안에 담수진주 40g을 이용하여 자유롭게 만들 수 있다.

귀걸이, 목걸이, 반지, 팔찌 등등...

 

샘플로 준비해두신 액세서리들도 있으니 참고하면 된다.

오늘 우리가 사용할 담수진주를 종류별로 지퍼팩배 분류해 두셨다.

 

생각보다 담주진주 종류(모양, 색)가 다양해서 신기했다.

그리고 별도로 비즈와 참을 준비해주시는데, 비즈와 참은 무게 상관없이 무한정(?)으로 사용할 수 있다.

이것들은 호스트분이 미술전공하셔서 사용하시던 것들이라고 하셨다.

만들다보니 비즈만으로 액세서리를 만들어도 예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준비해주신 진주들 중에서 마음에 드는 것들을 필요한 만큼 집어와 무게를 잰다.

 

나는 작은 크기, 아이보리&핑크 진주를 골랐다. 아이보르는 살짝 둥글고 핑크는 살짝 쌀알같다.

저 정도가 23g정도 나온다.

 

1. 진주를 고르기 전에 몇알을 줄에 꿰어 살짝 대본다.

나에게 어울리는 컬러인지, 어울리는 크기인지, 모양인지 가늠해본다.

꿰고 난 후에 아니다 싶으면 뺐다 다시 껴도 되지만 무척 귀찮고, 번거롭고, 시간이 많이 든다.

 

2. 내가 쓴 진주 무게를 꼭 체크해둔다.

쓰고 남은 것은 다시 반납하고, 내가 썼던 양에서 다시 +_ 계산을 해야한다.

그러니까 처음부터 40g을 다 쓰지 않고, 조금씩 가져다 쓰면서

내가 얼만큼 썼는지 꼭 기록해두는 게 좋다.

 

 

호스트분께서 직접 만드신 설명서도 주시고, 직접 시연도 해주신다.

처음에는 이걸 어떻게 만드나 싶었는데, 몇번 반복하면 조금 손에 익는다.

그리고 잘 안 될 때는 호스트분이 친절하게 알려주시고, 임기응변으로 착착착 대응해주시니 걱정할 필요가 없다.

 

줄 한쪽 끝에 누름볼과 올챙이캡(알이 움직이지 않도록 시작과 끝을 고정)을 고정시키고 한알씩 꿴다.

요런 느낌?!!

나는 진주 중간에 약간 투명한 느낌의 비즈를 섞었다.

아이보리, 핑크 진주와 비즈를 불규칙적으로 꿰어나갔다.

(불규친하길 원했는데, 나도 모르게 자꾸 규적으로 꿰어진다...)

 

어느정도 됐다 싶을 때, 목에 둘러서 길이를 체크한다.

체인 혹은 잠금고리를 감안해서 길이를 체크한다.

나는 너무 짧지 않게 했다. 그리고 체인으로 길이를 살짝(5~6칸) 조절할 수 있도록 마무리 했다.

쨔잔~~나의 첫번째 목걸이다!

생각한 것보다 훨씬 마음에 든다.

그 다음으로는 팔찌를 만들었다. 팔찌는 남은 진주에 목걸이 보다 조금 더 큰 알을 섞었고 체임에 참도 몇개 달았다.

(나름 화려하게 ㅋㅋㅋ)

그러고도 진주가 남아서....반지를 만들어볼까했다.

샘플에 비즈와 섞어서 만든 반지가 있었는데 여러개 레이어드해도 좋을 것 같았다.

그런데 호스트분이 반지가 매우 짜증날 수 도 있다고 하셨다.

생각해보니...목걸이와 팔찌도 손이 좀 정교해야하는데, 반지는 왠지 더 꼬물꼬물 정교하게 움직여야 할 것 같다.

그리고 남은 진주로 하기에도 양이 너무 남을 듯 했다.

 

고민하다, 목걸이를 하나 더 만들기로 했다.

호스트분이 조금 큰 알의 진주목걸이를 하고 계셨는데 그게 또 눈에 들어왔다.

큰 진주인데도 전혀 부담스럽지 않아보였고, 오히려 포인트가 되었다.

호스트분이 일단 시작해보자며~용기를 주셨고!! 몇알 꿰어서 거울에 대봤는데 나쁘지 않았다!!

 

일단 고~!!!

안되면 다 되는 방법이 있다며~~ 믿음직한 호스트님!!

 

남은 진주무게만큼 알을 골랐는데, 목걸이로 하기에는 살짝 부족했다.

다 푸르고 조금 더 작은 진주를 꿰야하나 싶었는데, 호스트분께서 아이디어를 주셨다.

하얀비즈와 골드누름볼을 양쪽 끝에 꿰는 것이다. 

 

노하우와 센스가 묻어나는 전문가의 묘수!!

알려주신 방법대로 했는데, 진주와 너무 잘어울렸다. 그리고 끝부분이라 앞에서는 잘 보이지 않았다.

이렇게 목걸이 2개, 팔찌1개를 완성했다. 

그리고 호스트분께서 선물로 납작한 담수진주를 활용한 귀걸이도 만들어주셨다.

오늘 컨디션이 조금 안좋은 게 신경쓰이셨던 모양이다.

원래는 직접 만들기로 했는데 아무래도 시간이 조금 빠듯해서 호스트분이 만들어주셨다.

 

이렇게 3시간을 꼬박, 진주40g을 야무지게 썼다. 진주 40g을 다 쓴 사람들이 별로 없다고 하셨는데

이 날 참여한 나와 다른 게스트는 둘 다 40g을 활용했다.

 

그런데 신기한 건 같은 진주와 비즈를 놓고 만들었는데도, 무척 다른 액세서리가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우리 둘 다 큰 알 보다는 작은 알을 선호했는데, 이 점 빼고는 달랐다.

 

나는 진주를 주로 활용했다. 비즈를 쓰긴 했지만 진주와 비슷한 톤의 색이었다.

다른 게스트는 비즈를 많이 활용했다. 진주 중간중간 알록달록 다양한 톤의 비즈를 사용했다.

 

그래서 내가 만든 액세서리는 조금 여성스럽고 차분한 느낌이라면

다른 게스트가 만든 액세서리는 조금 더 캐쥬얼하고 컬러풀했다. 

 

이런 게 담수진주, 그리고 내가 직접 만드는 매력이 아닐까 싶다.

담수진주의 모양이 제 각각이듯, 사람도 모두 제각각 다르고 각자의 취향이 있다.

사람이 모두 같다면 얼마나 무서울까....사람이 모두 달라서 아름다운 것처럼 담수진주도 다 달라서 더 아름답다.

다 만든 악세사리는 지퍼백에 넣어서 포장해주신다.

이 날은 마침, 지난번 [남의집]나의 이야기를 담는 그릇 에서 만든 디저트접시를 찾는 날이었다.

거리도 가까워서 모임 가는 길에 찾아서 들고 갔다. 

 

[남의집]나의이야기를 담는 그릇에 참여한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아래 이미지를 클릭해주세요!

 

집에 오자마자 포장지를 벗겨서 촥~~펼쳐보았다.

꺄~~~~~~정말 너무 잘어울린다.

나의 취향이 담긴 그릇과 액세서리라서 그런지 그 둘도 잘 어울린다.

 

디저트접시로 쓰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진주액세서리 전용 트레이가 될 것 같다.

내가 만든 것들을 이렇게 전용 트레이에 담고보니, 왠지 내가 나를 더 귀하게 대해주는 기분이 든다.

 

다음엔 어느 집에 놀러가볼까. 벌써 기대가 된다.

남의 집이 궁금하다면, 나의 취향을 찾고 싶다면~아래 이미지를 클릭해서 남의집 홈페이지를 확인!

 

남의집

취향이 담긴 공간으로의 초대. 가정집, 작업실, 동네가게 등 개인 공간에 초대받아 낯선 이들과 대화하며 취향을 나눠요.

naamezi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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