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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 만들기/컨셉진스쿨 100일 글쓰기

연하고 무른 이름

by miss.monster 2021. 1. 18.

2021.01.18.49일차(D-51)

 

재작년 겨울 무렵 낭독봉사를 시작했다. 

한창 재미와 보람을 느낄 무렵, 작년에 코로나가 심해지면서 중단되었다.

 

언제쯤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

 

우연히, 문학동네 출판사에서 문학동네 방송반을 모집하는 글을 봤다.

책을 소리 내어 읽는 영상을 올리는 것이다.

 

선정 도서도, 모집 문구도 마음에 들었다.

큰 보상이나 사은품은 없지만 '그냥 재밌을 것 같아서'

'그냥 읽는 게 좋아서' 활동하고 싶은 분이라면 누구나 환영합니다!


2021 시즌 방송반 첫 도서는 "첫 시집으로 50쇄"라는 큰 사랑을 받고 있는

박준 시인의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입니다.

 

왠지 시집 제목으로 고른 시 말고 다른 시를 고르고 싶다.

고른다기보다는 '찾는다'일까?!

가끔, 가수들의 앨범을 보면 타이틀보다 좋은 수록곡을 발견할 때가 있다.

그리고 그 곡이 재조명되거나 역주행하면, 왠지 내가 꽤 안목이 있는 사람처럼 느껴져 뿌듯하다.

 

 

당신의 연음

(...)

내 이름을 불러주던
당신의 연음같은 것들도

뚝뚝
뜯어넣는다

나무를 더 넣지 않아도
여전히 연하고 무른 것들이 
먼저 떠올랐다

 

내 이름은 받침이 없어, 연음이 없다.

어릴 때 연음으로 부드럽게 불리는 이름이 부럽기도 했다.

 

생각해보니 시골 할머니, 할아버지는 가끔 내 이름의 'ㅎ'을 'ㅇ'으로 바꿔 부르시곤 했다.

연음은 아니고, 경상도 사투리인 것 같다.

'ㅆ'을 'ㅅ'으로 발음하는 것처럼, 'ㅎ'을 'ㅇ'으로 발음하시는 것 아닐까?

 

덩어리로 뭉쳐있는 수제비 반죽을 쭉 늘려 하나씩 똑 똑 떼어내듯

할머니, 할아버지는 'ㅎ'을 'ㅇ'으로 연하게 늘려

다정하고 따뜻하게 나를 부르신 모양이다.


 

 

 

 

 

 공감과 댓글은 사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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