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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 만들기/컨셉진스쿨 100일 글쓰기

좋은 글

by miss.monster 2020. 12. 9.

2020.12.09.9일차(D-91)

 

좋은 글

 

지난주부터 "글쓰기 수업"을 듣고 있다.

작가님은 첫 과제로 자신이 생각하는 "좋은 글"을 찾아오라고 했다.

 

'좋은 글'이 뭘까?

마음이 따뜻하다. 즐겁다. 도움이 된다. 깨달음을 준다. 지식을 준다. 정보를 준다.

좋다는 말이 참 애매하게 느껴졌다.

일단 '내가 좋아하는 글'을 찾기 시작했다.

 

처음으로 떠오르는 것은 '이슬아 작가님'이었다.

엄마와의 이야기를 책으로 만들고자 했을 때 이슬아 작가님의 [나는 울 때마다 엄마 얼굴이 된다.]를 추천받았다. 그 후로 작가님의 모든 책을 읽고 있다. 작가님은 EBS에서 [이스라디오]라는 라디오도 하고 있다. 자신이 쓴 글들을 낭독하고, 얘기해 주는 형식이다. 일종의 오디오북이라도고 할 수 있겠다. 자신이 과거에 쓴 글을 지금 읽고 생각을 보탠다. 마치 시간 여행처럼 과거와 현재를 뛰어넘는 것 같기도 하다.

 

"접속사 없이 말하는 사랑"이라는 에피소드가 떠올랐다.

영화 '결혼 이야기'를 보면서 "접속사"에 대해 적은 글이다. 내 마음이 변하지 않았는지 다시 확인할 겸 다시 들었다. 아, 이런 말들이 있었구나. 다시 들어도 좋다. 숙제는 '글'의 형태여야 하는데 당장 책이 없어서 라디오를 다시 들으며 컴퓨터로 옮겨 적기 시작했다.

탁 타다 다탁. 라디오로 들을 때는 이슬아 작가님의 말은 그다지 빠르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타자로 옮기려니 랩처럼 빠르게 느껴진다. 하얀 화면에 까만 글씨가 채워질수록 들을 때는 몰랐던 문장들이 보였다. 아, 이런 말이 있었구나.

귀로 듣기, 손으로 쓰기, 눈으로 보기, 머리로 생각하기 4가지 일이 쉴 새 없이 돌아갔다. 내가 이렇게 여러 일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사람이었나?! 타자 박자가 빨라질수록 묘한 쾌감이 느껴지기도 했다. 내 글도 아닌데, 필사도 아니고. 어찌 보면 녹취를 푸는 것에 가까운 일인데. 이 즐거움은 뭘까?

한참을 생각하다. 좋은 글은 따라 쓰는 것만으로도 좋은 영향을 주는 것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에피소드의 끝에 작가님은 이렇게 적었다. "좋은 예술들은 모두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는 듯하다. 그 사람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고. 그 사랑은 그렇게 간단하지가 않다고."

 

좋은 글은 간단한 게 아니구나.

예전에 한창 유행했던 광고 멘트 떠오른다. "남자한테 참 좋은데~설명할 방법이 없네"

"이 글 참 좋은데, 어떻게 표현할 방법이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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