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990원
2020.12.11.11일차(D-89) 나는 아침에 신랑의 도시락을 싼다. 신랑 회사는 시내에 있어, 밥값이 워낙 비싸기도 하고 신랑은 바깥 음식을 먹으면 속이 좋지 않다고 했다. 절약 겸 건강관리 겸. 처음에는 밥과 밑반찬을 쌌다. 밥, 반찬, 과일, 젓가락을 챙기면 최소 3개 통을 갖고 다녀야 해서 신랑은 간단하게 김밥을 싸 달라고 했다. 신랑은 반찬투정을 하는 성격은 아니고, 김밥을 워낙 좋아한다. 그래도 혹시 질리지 않도록 김밥 속을 나름 다양하게 바꾸고 있다. 참지, 소시지, 김치, 유부초밥 등. 안의 내용물은 바뀌어도 없으면 안 되는 필수 재료가 있다. '김, 밥, 들기름' 가장 많이 쓰지만, 한 번도 사본 적이 없는 재료다. 쌀과 들기름은 시부모님께서 농사를 지으셔서 늘 챙겨주시고, 김은 고..
2020. 12. 11.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0.12.10.10일차(D-90) 나는 장황하고, 구구절절 말할 때가 많다. 글은 쓰는 사람을 닮았다고 했던가. 내 글은 나를 닮아서인지 쓸 데 없이 장황할 때가 많다. 맛집 앞에 죽 늘어선 줄처럼, 본론을 알기 위해선 긴 문장들을 지나야 했다. 기다림의 끝에 '아~역시 맛집이야!!' 하고 만족할지, '이거 먹으려고 이렇게 기다렸나' 싶은 실망감을 줄지는 모르겠다. 역시, 지금도 설명이 길다. 그래서 글을 쓰고, 다시 읽으며 꼭 하는 일이 있다. '쪼갠다.' '지운다'이다. '~고,~해서, ~며'로 구구절절 이어 진문장은 '다.' '다.'로 일단 끊고 본다. 무슨 말인지 알 수 없던 문장이 똑 부러지고 야무진 사람처럼 확신에 차 보인다. 그리고 ' 그리고, 그래서, 그런데,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
2020. 12.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