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요가를 좋아한다.'
대부분 반응은 '지루하지않아?' 라고 묻거나
묘기수준의 요가동작을 떠올린다.
나에게는
그 어떤 운동보다 재미있고, 지루할 틈이 없다.
온전히 나에게 집중하는데 어떻게 지루할 수가 있지?!
눈으로 보기에는 움직이지 않거나, 천천히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지만
내 안에서는 끊임없이 엄청난 움직임을 만들어내고 있다.
그렇다고 내가 요가를 전문적으로 배운 적은 없다.
문화센터에서 배우거나, 요가원에서 배우거나
지금은 집에서 유튜브 영상으로 혼자 따라한다.
누구와 비교하지 않고, 나 자신에게 집중하면서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하는 거라 혼자해도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한 번쯤은 선생님과 수련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혼자 하니 외롭기도 했고, 혼자 하다보니 거의 하는 것만 하게 되었다.
시간이 긴 수련, 힘들어보이는 수련은 나도 모르게 피하게 되었다.
수련원을 가면
내가 아는 세계말고 다른 세계를 접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데 또 막상 수련할 곳을 찾자니 막막했다.
재미를 붙이려면, 편안한 분위기에 다양한 수업이 많으면 좋겠는데..
역시!! 요즘 SNS에는 없는 게 없다!!
썬데이나마스떼라는 곳에서 시크릿요기, 클래스체험단을 모집하고 있었다.
(그리고!!! 2기에 선정이 되었다.)
썬데이나마스떼는
인스타그램계정만 봐도 내가 알던 요가원과는 전혀 달랐다.
내가 요가하러 발리는 못가더라도 이왕이면 발리스러운 곳에서 하면 좋지아니한가?!!
을지로와 이대에 오프라인 공간이 있어서, 오프라인 클래스도 들을 수 있고
온라인 영상으로 수련할 수 있는 온라인 클래스도 있다.
그리고 종종 팝업 클래스도 열린다.
더현대서울, 공간 와디즈, 노들섬, 한화드림하우스 등등
이번에는 세계정신건강의날을 기념하여 요가페스티벌도 열린다고 한다.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와 SNS에서 확인할 수 있다.
시크릿요기는 1회 수업을 선택해서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홈페이지에 이달의 스케쥴이 나와있고, 클래스마다 선생님 소개, 수업소개가 자세히 나와있어서
요가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이라도 나에게 맞는 클래스를 어렵지 않게 고를 수 있다.
처음에는 자세교정, 릴렉스에 관심이 있었는데
평소 해보지 않은 과정을 해보자 싶어서 '우연선생님의 아쉬탕가요가'를 신청했다.
썸네일의 밝게 웃는 우연선생님의 모습과 소개를 보니, 수업이 더욱 기대되었다.
수업을 신청하면, 카카오톡 알림으로 알림톡이 온다.
썬데이나마스떼 이대점은 2호선 이대역 3번 출구에서 도보로 5분 걸린다.
입구가 골목 안쪽에 있어서, 자칫 지나칠 수 있는데 자주매장을 끼고 오른쪽으로 돌면 바로 입구가 나온다.
건물 벽면에 현수막이 걸려있으니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계단으로 올라가면 바로 입구다.
문을 열고 비치되어있는 패드에 QR코드로 출석체크를 하면 된다.
QR코드는 썬데이나마스떼 로그인 후 마이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커튼 안 쪽이 수련장이고 바깥쪽에는 신발장, 옷장, 탈의실, 화장실이 있다.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점은 탈의실이다.
보통 요가, 필라테스, 헬스장 등은 대중목욕탕처럼 탈의실이 되어있다.
다같이 옷 갈아입고, 락커에 짐을 넣는다.
그게 뭐 그렇지 할 수 있겠지만, 다같이 옷을 갈아 입는 게 불편할 수도 있는데 1인실로 해두니 좋았다.
탈의실 안쪽에는 화장실도 있다.
남녀구분이 없어서 조금 아쉬웠지만, 안에 화장실이 있어서 동선이 매우 편리했다.
수련장은 1개의 큰 홀로 되어 있다.
벽쪽으로 요가매트, 요가블럭, 정수기, 물티슈 등이 비치되어있다.
썬데이나마스떼 이대점 공간의 가장 큭 특징은 천장이다.
나무 구조를 그대로 노출해서 자연스럽기도하고, 편안한 느낌도 든다.
맨발로 바닥을 딛는데 바닥이 따스했다.
우연선생님이 시간 맞춰서 미리 데워놓으셨다.
요즘 날이 추워져서 몸이 많이 차가웠는데, 선생님의 배려에 몸도 마음도 사르르 녹는듯했다.
수련을 시작하기 전에 인사를 나누고, 아쉬탕가 요가에 대해서 설명해주셨다.
그리고 혹시 불편한 곳은 없는지, 선생님이 알고 있어야하는 것이 없는지 물어봐주셨다.
알고보니, 오늘 수련은 나 혼자였다.
금요일 저녁 수업이었는데, 아무래도 다들 불금을 보내는건가..
살짝 당황했지만, 사실 1:1 수업이라니 오히려좋아!!!!!!!!
다른 사람 신경쓸 것도 없고,
선생님도 나만바라봐~~~~~ㅎㅎㅎ
아쉬탕가 요가는 순서가 정해져있다고한다.
그래서 어디에서 수련을 해도, 해외에서 수련을 해도 같은 순서로 진행된다고 한다.
처음에는 호흡연습을 하고, 목을 부드럽게 풀어준 후에 순서에 따라 수련을 진행했다.
혼자 수련하는 김에 선생님께 말씀드리고 수련 하는 모습도 촬영했다.
집에서 하면 내 동작을 잘 볼 수가 없고
수련원에 가면 다른 분들도 계시니 찍을 수가 없었는데
혼자 있는 김에 용기를 내봤다.
선생님께서도 흔쾌히 촬영을 허락해주시고, 좋은 구도도 잡아주셨다.
선생님과 함께 하기도 하고
선생님이 잡아주시기도 했다.
신기하게도 선생님이 잡아주시면 버티고 있던 몸이 스르륵~힘이 풀리면서 부드럽게 움직였다.
선생님은 강하게 밀어붙이지도 않으셨지만, 그렇다고 가만히 보고만 계시지도 않았다.
내 동작을 보시면서,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은 도와주셨고
내가 잘 할 수 없는 것들은 다음에는 이렇게도 해보라며 알려주셨다.
평소에는 피하고 싶었던 동작들이 무섭지 않았고 반가웠다.
선생님이 계서서 믿고 따라갈 수가 있었다.
골반이 뻑뻑해서, 전굴자세가 잘 안되는데
선생님이 지긋이 눌러주시기도 하고, 들어주시기도 하니
팽팽했던 긴장이 풀리고 바르게 교정이 된다.
오늘의 가장 기대했던 순간...물구나무서기!!
썬데이나마스떼 수업 후기에서 물구나무얘기를 보고는 잔뜩 겁을 먹었다.
물구나무서기는 내가 가장 해보고 싶어하는 동작이자, 꼭 해보고 싶은 동작이었다.
나에게는 약간 끝판왕같은 느낌!!
선생님이 머리서기라고 말하는 순간
올게 왔구나!!!!! 선생님한테 한번도 해본 적 없는데 오늘 꼭 해보고 싶다고 말씀드렸다.
그렇게 완성된 나의 첫 머리서기!!
마치 자전거 처음 배우는 기분이었다.
선생님이 손 놓으실까봐 조마조마. 불안불안 하면서도
일단 내가 정말 머리로 서있다는 게 실감이 안나면서 신이났다.
말도안돼!!!! 내가 정말 머리로 서있어!!!!
요가의 마무리는 언제나 사바아사나
누워있는 동안, 선생님께서는 불을 끈 후 아로마 오일을 부드럽게 발라주셨다.
사실, 이 시간을 위해서. 이 시간을 향해서 요가를 하게 되는 것 같다.
고요한 절정.
선생님과 마주 앉아 오늘 수련에 대한 감사 인사를 나누고, 수련은 끝났다.
물구나무서기에 대한 기쁨,
우연히 만난 우연선생님과의 교감.
무엇보다 내 몸에 온전히 집중한 충만함.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불금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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