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가족2

정월대보름 2021.02.26.88일 차(D-12) 친구들의 인스타그램이 온통 나물사진이다. 정월대보름이라고 친정엄마들이 딸내미들을 위해서 총출동한 것 같다. 우리 엄마도 질 사람이 아니지. 며칠 전부터 '나물과 찰밥'얘기를 꺼냈다. 내가 가겠다. 엄마가 오겠다. 그러다가 결국 엄마가 잠시 들르기로 했다. 나는 엄마가 올 시간에 맞춰, 동네 떡집에 갔다. 엄마가 여기까지 오는데, 밥은 안 먹겠다고 하고 빈손으로 보내긴 서운하고. 엄마가 좋아하는 기증떡, 오빠가 좋아하는 인절미, 사장님이 추천해주신 치즈 꿀설기. 조금씩 담았다. 다 와간다는 엄마의 연락을 받고, 아파트 입구로 나갔다. 엄마는 주차장에 들어오지도 않고, 비상등을 켠다. 우리집에는 들어갈 의사가 없다는 뜻이다. 진정한 드라이브 스루랄까. 엄마는 운전석에.. 2021. 2. 26.
소고기만 가져가라더니 2021.02.11.73일 차(D-27) 이번 설은 시댁, 친정 그 어디도 가지 않고 집에서 보내기로 했다. 명절이라기보다는 긴 주말 같은 기분이다. 엄마는 아무래도 먹을 거리가 걱정이었나 보다. 집에 소고기가 선물로 들어왔다며, 갖고 가라고 했다. 내가 코로나 때문에 안된다고 질색팔색을 하니, 본인은 어차피 병원 진료가 있어 집에 없을 거라고 와서 소고기만 가져가라고 했다. 그것마저 안 가져간다고 하면, 서운해할 것 같아 알겠다고 했다. 동네 빵집에서 빵을 사고, 이것 저것 챙겨 나섰다.(오랜만에 운전은 늘 떨린다.) 1시간 반 정도 걸려서 도착한 집. 현관문 밖에서는 기름 냄새가 나고 있었고, 문을 여니 안개가 자욱하다. 설마 했는데, 주방에서 전을 부치고 있는 엄마의 뒷모습이 보였다. 식탁 위에는 .. 2021. 2. 11.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