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2.27.89일 차(D-11)
드라마를 시작하면, 끝장을 봐야 한다.
그 드라마가 엄청 재밌는 경우는 당연하고, 꼭 그렇지 않더라도 그렇다.
이건 드라마의 재미 문제가 아니라 내 성격인 것 같다.
동시에 여러 가지를 못해내는 편이라, 하나를 끝내야 다른 걸 할 수가 있다.
그러니까 다른 걸 하기 위해서, 하던 걸 끝내야만 하는 것이다.
방송 중인 것들은 매주 다음화를 기다리는 것이 불편하지 않은데
결말이 난 것들. 그중에서도 넷플릭스를 통해 쉽게 볼 수 있는 것들은 끝장을 봐야 한다.
런 온(Run-on)이라는 드라마를 일주일 만에 다 본 것 같다.
끝난 지 얼마 된 것 같지는 않은데, 방송 당시에 인기가 많았는지는 모르겠다.
비밀이 있거나, 자극적이지 않았지만 끝을 보고 싶었다.
특히!! 착한 사람과 나쁜 사람이 없는 것이 좋다.
정확히 말하면, 착하기만 한/나쁘기만 한 사람으로 나뉘지 않는다.
드라마에서는 기정도가 나쁜 사람이라고 할 수 있겠다.
남자 주인공의 아버지로 4선 국회의원이다. 자신의 정치적 야망을 위해 가족들을 이용하고 감시한다.
한 줄로 보면 딱 악역 각이다.
하지만 부모의 마음을 떠올린다면, 아주 이해가 안 되는 건 아니다.(물론, 옳고 그름과는 다른 문제다.)
그러니까 나쁜 '사람'은 없지만 누군가의 나쁜 '면'은 있는 것이다
선한 면/나쁜 면/찌질한 면/정의로운 면/치사한 면. 면은 아주 다양하다.
생각해보니, 사람이란 원래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다. 한 사람이 한 가지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런 걸 '사람은 입체적이다.'라고 말하기도 한다.
같은 사람이라도 상황에 따라,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다를 수 있다.
함께 했던 순간, 마주한 면으로 사람을 단정 지어서는 안 되는 이유겠다.
그런데 나는 알면서도 자주 그런다.
이 사람은 이때 이랬으니까. 이런 사람이구나.
멋대로 결정지어놓고, 그렇지 않으면 실망한다.
'이런 사람이었어?!! 대박!!!!'
내가 만든 기대이고, 내가 만든 실망이다.
상대방은 무슨 봉변이란 말인가.
드라마의 엔딩도 그렇다.
드라마 엔딩은 해피/새드 엔딩으로 나뉘었다.
이 드라마의 엔딩은 굳이 말하자면 해피한 열린 결말이랄까?
'열린 결말'이라는 것이 지금은 익숙하지만
처음 등장했을 때, 사람들의 반응은 황당함이었던 것 같다.
주인공들은 결혼해야 하고, 나쁜 사람은 죽거나 개과천선해야 하는데
주인공들 모두 결혼하지도 않고, 죽지도 않고 그저 그들의 삶을 자신들의 방식대로 이어간다.
세상 일을 해피/새드로만 나눌 없는 것과 비슷하다.
하루 안에도 아니 찰나의 순간에도 사람은 해피했다가 새드 할 수도, 새드 했다가 해피할 수도 있다.
죽는 순간까지 얼마나 많은 해피와 새드 혹은 둘 다 아닌 여러 일들이 있을 것이다.
드라마이지만, 사람들의 삶은 계속될 텐데 '결혼'만이 해피가 아니고 '죽음'만이 새드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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