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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일글쓰기89

정월대보름 2021.02.26.88일 차(D-12) 친구들의 인스타그램이 온통 나물사진이다. 정월대보름이라고 친정엄마들이 딸내미들을 위해서 총출동한 것 같다. 우리 엄마도 질 사람이 아니지. 며칠 전부터 '나물과 찰밥'얘기를 꺼냈다. 내가 가겠다. 엄마가 오겠다. 그러다가 결국 엄마가 잠시 들르기로 했다. 나는 엄마가 올 시간에 맞춰, 동네 떡집에 갔다. 엄마가 여기까지 오는데, 밥은 안 먹겠다고 하고 빈손으로 보내긴 서운하고. 엄마가 좋아하는 기증떡, 오빠가 좋아하는 인절미, 사장님이 추천해주신 치즈 꿀설기. 조금씩 담았다. 다 와간다는 엄마의 연락을 받고, 아파트 입구로 나갔다. 엄마는 주차장에 들어오지도 않고, 비상등을 켠다. 우리집에는 들어갈 의사가 없다는 뜻이다. 진정한 드라이브 스루랄까. 엄마는 운전석에.. 2021. 2. 26.
mindful reading 2021.02.25.87일 차(D-13) 책을 읽는 게 좋다. 정확히 말하면 소리 내서 읽는 게 좋다. 소리 내서 읽으면, 책을 정성스럽게 한 글자, 여백을 꼭꼭 씹어먹는 기분이다. 음식에 집중하면서 먹는 것을 'mindful eating'이라고 하는데 일종의, 'mindful reading'이랄까?! 낭독봉사를 하면서 재미를 붙이고 있었는데, 코로나 때문에 잠정적으로 중단하게 되면서 아쉬움이 컸다. 최근에 문학동네에서 하는 '문학동네방송반'활동을 알게 되었다. 그 달에 문학동네에서 지정해주는 책을 1분정도 낭독해서 SNS에 영상을 올리는 것이다. 신청만 하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이번 달 지정도서는 에밀 아자르가 쓴 '자기앞의 생'이다. 자기 앞의 생 유일하게 공쿠르 상을 두 번 받은 작가 로맹 가.. 2021. 2. 25.
굳모닝 2021.02.24.86일 차(D-14)아침을 떠올리면, 달콤한 잠에서 억지로 깨야하는 싫은 시간이었다.학생 때부터 회사를 다닐 때 까지 쭈욱. 언젠가부터 아침이 좋아지기 시작했다. 아마도, 아침마다 요가소년 수련을 하면서부터인 것 같다. 미라클모닝까지는 아니지만, 6시든. 7시든. 10시든. 작년부터 매일 새 아침은 늘 요가소년님의 실시간스트리밍으로 시작한다. 때로는 제 시간에, 대부분은 저장된 영상을 보며 오늘 수련 후, 요가로운 라디오의 코너 속 .. 2021. 2. 24.
남편이 우울증에 걸렸어요. 2021.02.23.85일 차(D-15) 신랑의 취미는 '영화보기'다. 그런데 사람이 많은 곳은 싫어한다. 코로나 전은 주말 아침에 영화관에 가서 조조영화를 보곤 했다. 지금은 다행히(?) 넷플릭스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얼마 전에는 프로젝터도 새로 구매했다. 선명한 화면, 생생한 음질, 안락한 소파에서 편안하게 즐긴다. 넷플릭스 콘텐츠가 워낙 다양하다 보니 어떤 영화를 골라야 할지... 미리 보기 하며 돌리다 보면 시간이 더 많이 걸린다. 얼마 전부터, 신랑이 보고 싶다던 영화가 있었다. '남편이 우울증에 걸렸어요.'라는 일본 영화 우스갯소리로 '신랑, 우울해~?'라고 장난을 쳤다. 혹시나 정말 우울한 건 아닐까 걱정되어 차마 진지하게 묻지 못했다. 불 꺼진 거실. 영화에서 밝은 장면이 나올 때마다 .. 2021. 2.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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