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1.07.38일차(D-62)
눈 얘기를 안할래야 안 할 수가 없는 어제와 오늘이다.
나: 눈 오니까, 붕어빵 먹고 싶어!
신랑: 그래? 그럼 나갈까?
신랑이 모아놓은 동전 주머니에서 500원 2개를 들고 나선다.
집 앞 사거리, 그 옆 사거리에서 붕어빵을 판다.
나: 그런데, 시간이 너무 늦어서 붕어빵 아저씨들도 들어가지 않았을까?
신랑: 그럼, 그냥 산책하고 오지 뭐
붕어빵 원정대가 결성되었다.
모자를 쓰고, 장갑을 낀다. 장갑 낀 손으로 동전을 꼭 쥔다.
언제든 재빨리 계산을 하기 위함이다!!
9시 10분쯤 되었을까? 사회적 거리두기로 9시면 가게들도 대부분 문을 닫아
거리는 정말 온통 눈이었다. 쓸쓸하면서도 로맨틱했다.
당연히 붕어빵은 문을 닫았다. 시간이 워낙 늦었기에 예상했던 일이었다.
그리고 나는 저탄수 식단을 하고 있기 때문에, 붕어빵 아저씨가 아직 있더라도 사지 않았을 것이다.
그저 나는 '눈 오는 날, 신랑과 함께 붕어빵을 사러 가는 기분'을 느끼고 싶었던 것이다.
물론, 신랑도 내 마음을 알았기에 동전을 내 손에 쥐어주었을 테다.
붕어빵 원정대는 집으로 향했다. 길 곳곳에서 크고 작은 눈사람이 출몰했다.
눈 길 위는 사람들의 발자국으로 가득했는데 유독 눈에 띄는 자국이 있었다.
우리는 이번에는 셜록과 코난이 되었다. 길게 두줄로 나란히 난 자국이다.
나 : 길게 난 모양으로 봐서, 유모차가 아닐까?
신랑 : 음.. 일정하게 두 줄로 된 것을 봐서 그럴 수도 있겠어. 하지만, 유모차라기엔 간격이 너무 좁은걸.
누군가 썰매를 끌고 간 게 틀림없어!!
나 : 썰매?! 너무 과한 추리가 아닐까?
그리고 몇 발자국 가지 않아, 엄마들과 아이들이 모여있는 무리를 마주쳤고 주변에 놓인 빨간색 썰매를 발견했다.
나와 신랑은 동시에 외쳤다.
"그래, 이 썰매가 틀림없어!!!!"
우리는 신나서 키득거리며, 집에 들어왔다. 너무 춥다며 곧장 이불속으로 들어갔다.
이런 날은 로맨틱한 영화를 봐야 한다며,넷플릭스에서 '연애 사진'이라는 영화를 틀었다.
영화에서 귤이 나오자 신랑은 "겨울엔 귤인데!!!" 라고 말했다.
나 : 그럼, 내일은 귤원정대다!!
붕어빵이 뭐라고, 눈이 뭐라고,
장단 맞춰주는 신랑이 없었다면 얼마나 심심했을까?
신랑의 다정함을 오래도록 기억하고 싶은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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