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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 만들기/컨셉진스쿨 100일 글쓰기

온 몸

by miss.monster 2020. 12. 21.

2020.12.21.21일차(D-79)

 

새벽 3시 53분. 아침 6시 20분. 2번 잠에서 깼다.

 

3시 53분에 잠에서 깼을 때 잠시 고민했다. 전 날 저녁 유튜브 추천으로 메인 화면에 떠 있는 '4시 30분. 미라클 모닝' 영상의 썸네일이 순간 스쳤기 때문이다. 책을 읽을까 말까, 글쓰기 수업 숙제를 할까 말까 짧은 고민을 하다, 어쩐지 너무 이른 것 같아 화장실에 들르고, 침대로 돌아갔다. 

그리고 다시 잠에서 깼다. 암막 커튼 때문에 밖이 환한지 어쩐지 알 수 없어, 시간을 확인하러 거실을 나왔다. 6시 20분. 역시 짧은 고민. 지금 자면 40분은 더 잘 수 있다. 어제 확인 한, 오늘 요가소년 12월 챌린지 수련 영상이 떠올랐다. '젠틀~'이 들어간 제목으로 30분 정도였던 것 같다. 적당한 시간과 제목이라 매트 위에 올랐다. 만약 '전신' '땀' 이런 제목이었다면, 침대로 돌아갔을지도 모르겠다. 

아침 6시, 2번의 깸. 생각해보니 모두 유튜브가 연결되어 있었다. 내 일상에 유튜브가 얼마나 많은 영향을 차지하고 있는 건가. 나는 신랑 출근 후 아침 먹는 시간을 좋아하는데, 어제 김나영님의 '노 필터 TV' 영상이 올라온 것을 보자마자 오늘 아침에 보려고 아껴두며 속으로 흐뭇해하던 내가 떠올랐다. 아침 시간을 상상하니 즐거우면서도, 스스로에게 어이가 없다는 생각을 하며 암막 커튼을 빼꼼히 제쳤다. 밖은 아직 어둡다. 조명을 켜고 싶지 않아, 영상만 켜 둔 채로 눈을 감았다. 

 

 

무너진 몸의 밸런스를 바로잡아주는 젠틀 요가 | 25분 요가 | 요가 소년 345

 




'나를 둘러싼 주변의 공기를 느껴봅니다. 몸 전체로 감각해보시고요.'

 

창문을 닫았는데도 밖의 바람소리가 제법 세게 들렸다. 보일러가 돌아가 방바닥은 따뜻했지만, 공기가 제법 차가워 맨 발이 시리다. 앉은 채로 발 위에 수건을 덮는다.




비틀기도 하고 중심을 잡기도 하는 동작들이 이어졌다. 자세를 취하고, 균형을 잡기 위해 몸 여기저기로 힘을 나눠본다. 코어에 힘을 주느냐 아니냐, 팔에 힘을 주느냐, 다리에 힘을 주느냐. 겉으로 봤을 때는 같은 자세 같아 보이지만, 어디에 힘을 주는지에 따라 힘이 들기도 하고 힘이 나기도 한다. 물약이 온몸에 퍼져나가듯, 에너지가 쫙 퍼지고 단단해지는 듯한 느낌이 드는 순간이 있다. 몸 전체로 감각한다는 것은 이런 것일까? 온몸. 내 몸에 이런 부분이 있었구나. 이런 동작을 하니까, 여기에 자극이 있구나. 내가 잊고 있었던 내 몸의 부분들이 하나하나 손을 들며 내가 여기 있다고 말하는 것 같다. 그 느낌이 신기해 여기저기 바꿔가며 힘을 줘본다. 살아있는 느낌이다. 내 몸 어디 하나 쓸모없는 부분이 하나도 없구나 싶다.

어제 나는 왜 글을 쓰고 있는가?! 뭘 쓰려고 하는가 고민을 하다 나는 뭐하는 사람인가라는 생각까지 이어졌다. 직업도 없고, 돈 한 푼 못 벌면서 신랑이 힘들게 벌어오는 돈을 축내고 있는 거 아닐까. 뭐 좀 해보겠다고 그림 좀 그려보고 글도 좀 써보고 있긴 한데 잘 나가는 작가들도 글 쓰는 것만으로는 먹고살기 힘들다고 하던데 시간낭비만 하는 거 아닐까.

나란 사람의 쓸모는 없는 것 아닐까. 스스로 나를 갉아먹을 때 내 몸 여기저기에서 온 몸으로 신호를 주는 것 같다. 쓸모없는 것은 없다고. 나는 지금 살아있다고. 몸과 마음은 연결되어 있다는 말이 틀리지 않다. 마음이 복잡할 때 몸을 바쁘게 하면 몸은 분명 신호를 보낸다. 그 신호를 받고 마음을 다시 가다듬는다. 물론, 길게 이어지지 않을 때도 있다. 언제든 다시 마음이 힘들어지고, 나를 바닥으로 데려갈 것이다. 괜찮다. 원래 좋고 나쁜 일들이 반복되는 것 아닌가?! 그 안에서 쓰러지기도 했다가 일어나기도 했다가 앞으로 가기도 했다 뒤로 가기도 했다. 몸과 마음이 나를 살리려고 애쓰듯 균형을 잡아보려 애쓰면, 내가 알고 있으면 되는 거 아닐까?! 그래, 힘이 들면 다른 데로 힘을 나눠보고, 균형을 다시 잡아보며 나의 쓸모를 찾아보자.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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